일본에서 대화할 때마다 시험 보는 기분 드는 이유
대화할 때마다 ‘정답’을 찾아야 할 것 같은 그 기분, 나만 그런 거 아니었어? 🤔
혹시 나만 이래?
상사나 거래처 앞에서, 아니면 그냥 처음 만난 일본인 앞에서 입이 딱 굳어버린 경험 다들 있지 않아? '지금 이 경어 맞나?', '이상한 소리 하는 거 아니겠지?' 하는 불안감에 머릿속이 하얘지는 거 말이야.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일본 책 『언어화만으로는 전해지지 않아(言語化だけじゃ伝わんない)』에서 이 감각의 정체를 '테스트감(テスト感)'이라고 설명하더라고. 말 그대로 시험 볼 때 느끼는 압박감 같은 거지.
대화가 시험이 되는 순간
사실 우리가 말을 못 하는 건 어휘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래. '틀리면 어떡하지', '바보처럼 보이기 싫다'는 생각 때문이라는 거야. 정답을 말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는 순간, 대화는 그냥 시험이 되어버리는 거지.
근데 재밌는 건, 사실 우리도 남들을 계속 시험하고 있었다는 거야. 처음 만난 사람과 얘기하면서 속으로는 '이 사람은 말이 잘 통하네', '좀 피곤한 스타일인데' 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점수를 매기고 있었던 거지.
서로 채점하고 있었던 거야
결국 나만 평가받는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서로가 서로를 채점하는 숨 막히는 시험장이었던 셈이야. 이 '테스트감'이 존재하는 한, 대화는 계속 어색하고 불편할 수밖에 없어.
무심코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드는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상대를 떠보는 질문을 하거나 정답을 요구하는 듯한 말투를 쓴대. 생각해보니 나도 일본인 동료한테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집요하게 물어보면서 채점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더라구. 😅
대화는 시험이 아니잖아. 상대방을 알아가기 위한 시간이지, 만점을 받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는 걸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좀 편해지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