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주변 없는 사람? 사실은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서 그런 거래요
회의에서 갑자기 일본어로 질문받으면 머리가 새하얘지는 사람, 바로 나야 나. 🙋♀️
혹시 내 얘기?
일본 와서 일하다 보면 이런 순간 꼭 있죠. 회의에서 갑자기 의견을 물어보거나, 거래처 사람이랑 잡담하다가 예상치 못한 질문이 훅 들어올 때. 갑자기 "에… 저기…" 하면서 버퍼링 걸리는 거요. 말 잘하는 동료 보면 부럽고, 나는 왜 이럴까 자책하게 되잖아요.
어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가 "왜 일러스트레이터가 됐어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의 이야기래요. 머릿속에서는 '월세를 내야 하니까', '만원 전철이 타기 싫어서', '그림 그리는 게 좋아서' 등등 오만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간 거죠. 심지어 '이 사람은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거지?'라는 분석까지. 근데 정작 입에서는 "에-톳…" 소리만 나왔다고. 완전 공감되지 않아요?
머리가 나쁜 게 아니라고?
사실 말을 못 하는 게 머리가 나쁘거나 생각이 없어서가 아니래요. 오히려 정반대라는 거죠. 머릿속에서 너무 많은 생각이 동시에 폭주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 대답이 좋을까?', '아니, 저쪽이 더 정확한가?', '질문 의도가 뭐지?' 이런 생각들이 서로 싸우느라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해서 내보내질 못하는 거예요.
반면에 말을 술술 잘하는 사람들은 이런 '변환 과정'에 대한 저항이 적을 뿐이래요.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이나 이미지를 하나의 문장으로 딱 압축해서 내보내는 행위 자체를 별로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거죠. 이건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그냥 성향이나 관점의 차이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너무 자책하지 말자
우리의 머릿속은 원래 단어나 문장으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잖아요. 온갖 이미지, 감정, 과거의 기억들이 뒤죽박죽 섞여 있죠. 이 풍부하고 복잡한 내면세계를 하나의 줄글로 번역하는 건, 생각해 보면 엄청나게 어려운 작업이에요.
그러니 말문이 막힌다고 해서 '나는 왜 이렇게 생각이 없지?'라고 자책할 필요는 전혀 없는 거예요. 그건 오히려 내 머릿속에 번역할 정보가 풍부하다는 증거일 수도 있으니까요. 뭐, 그렇다고 회사에서 맨날 "에-톳..." 하고 있을 순 없겠지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