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급식에서 '우유 금지의 날'을 만들었다가 생긴 일
후쿠오카시의 초등학생들이 학교 급식에 우유 대신 녹차가 나오자 조용히 '보이콧'을 시작했다.
어른들의 큰 그림
일본 학교 급식의 상징과도 같은 흰 우유. 칼슘, 아미노산 등 영양이 풍부해서 당연하게 여겨져 왔습니다.
그런데 후쿠오카시 교육위원회에서 한 달에 한 번 '우유 없는 날'을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식 메뉴에는 우유보다 차가 더 잘 어울린다는 게 이유였죠. '조화로운 식사'를 위한 큰 그림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생선구이나 밥 같은 메뉴가 나오는 날, 우유 대신 녹차 한 팩을 나눠줬습니다.
근데 애들은 그게 싫다고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평소 남는 우유보다 최대 20배 많은 녹차가 그대로 버려졌습니다. 아이들에게 녹차의 쌉쌀한 맛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
관련 뉴스를 보니 아이들 표정이… 뭐랄까, 마음에 안 드는 걸 필사적으로 예의 바르게 숨기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결국 아이들은 조용한 방식으로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의사를 확실히 표현한 셈입니다.
사실 예상된 결과
인터넷 반응도 비슷했습니다. "어떤 애가 음식 페어링을 신경 쓰냐", "이건 학교에 가본 적 없는 어른의 아이디어다" 같은 댓글이 달렸죠.
다들 지적하는 건 한 가지였습니다. 아이들이 평소에 마시는 차는 카페인 없는 보리차(무기차)지, 씁쓸한 녹차가 아니라는 겁니다.
심지어 비용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우유가 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공급망 덕분에 훨씬 저렴하다고 하네요.
그래서 앞으로는?
물론 교육위원회도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올가을부터는 아이들 입맛에 더 맞는 호지차나 보리차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또 있습니다. 차의 본고장 시즈오카시에서도 비슷한 시도를 1년 반 만에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영양 불균형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후쿠오카시 측은 우유가 빠지는 만큼 다른 음식으로 영양소를 보충하겠다고 했지만, 200ml 우유 한 팩에 담긴 영양을 비슷한 비용으로 맞추기는 꽤 어려운 일입니다.
